본문 바로가기

모색중인 것에 대한 노트

불안의 수납


Love Proceeding-BADBADNOTGOOD


일요일엔 별다른 일정이 없어서 대청소 겸 가구 배치를 바꿨다. 침대와 책장 아래를 들어내고 먼지들 닦았다. 블랙미러 시즌6 켜두고 카레도 한솥 끓이고, 코울슬로도 만들어뒀다. 오후 늦게 일어난 날이라 새벽 세시 즈음까지 깨어있었고 자기 전에는 애인이 보내준 원고를 읽었다.

월요일 아침 10시. 노트에 한주 계획을 쓴다. 왼쪽 페이지를 세로로 반 접고 일주일 치 날짜를 쓴다. 날짜마다 해야하는 일을 적는다. 오른쪽 페이지도 똑같이 접고 가상의 4분면에 work / private / study / work out 을 적는다. work에는 이번주에 끝내야하는 중요 업무, private는 개인적인 업무나 약속, study는 일하면서 모르는 것들 나왔을 때 수시로 적어두고 workout은 대략적인 운동 계획. 일정을 손의 속도로 네개의 사각형안에 수납해놓고보면 조바심도 사라지고 다 잘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살 게 없는데도 무인양품을 산책하는 이유가 바로 이거였던가. 
 
곧 이사할 서점에 입고할 책을 고르고 있다. 이전 서점에서 큐레이션 했던 리스트로 해결보면 좋겠다만 절판된 도서, 개정된 도서 등을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특히 문제를 일으켜 제외해야되는 작가의 책들을 골라내야하는데, 검색하다보면 그냥 남자작가를 다 빼버리고 싶은 괴팍한 마음이 된다.

10월 즈음 유럽여행 예정이지만 책방 이사가 코앞이라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26, Jun,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