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first and Royal Queen-The Lounge Lizards
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현장에서 오픈준비를 시작했다. 작업에 필요한 여러 물건들을 들고 연남동에 현장에 임시 사무실을 개소했다. 지금은 금요일 저녁. 퇴근은 못했고 책방 바로 옆에 있는(아마도 애용하게 될듯한) 샐러드 가게에서 직원분의 능수능란한 샐러드 제조를 바라보고 있다. 영수증을 손목 안쪽에 붙이고 손목을 조금씩 들어 글자를 확인하는 모습이 예쁘다. 메뉴에 제외, 추가, 변경이 많으니 영수증이 저렇게 길어지는거겠지. 작고 예쁜 몸짓을 보면서 아무리 그래도 포케 17,000원은 심했다 생각하면서 저녁을 먹었다.
3일동안 새로운 장소에서 지내며 발견한 몇개의 즐거운 일. 해가 강한 낮 시간에는 바깥에서 안이 보이지 않아 우리는 거울 뒤에 있는 사람이 된다. 낯선 사람들이 자꾸만 혼자 있을 때의 얼굴을 보여주니까 미안하기도 하고. 조명을 설치하고 나면 나아지려나. 두번째는 명함소설. 어쩌다보니 팀원들 모두 내가 만든 명함을 사용하고 있다. 기본 정보를 글줄로 쓴 후 그 뒤에 이어 원하는 글을 가득 넣는다. 글자를 가득 채우는 게 특징인데, 한 통을 모두 사용하면 문장을 새롭게 바꿀 수 있다. 새로 온 책방 매니저이자 작가인 동료의 명함을 만들면서 명함에 소설을 연재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호들갑을 떨었다. 재미있을 것 같다. 명함 소설.
책방의 옆호실인 손님방의 첫 전시 준비도 시작했다. 이번주 야근이 많았어도 저녁 늦게 작업하는 첫 손님 덕분에 덜 무서웠지. 이번주도 운동을 거의 못했는데, 돌아오는 주엔 조금 더 생활을 돌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