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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색중인 것에 대한 노트

형태와 내용을 일치시켜야 되나요 (118)

 

곧 출시될 이기준 디자이너의 셔츠 소개중•••



미로 출간 파티. 애인 작업실 갈 때 종종 들렀던 엔지니어링클럽에서 열렸다. 지난해 가을 방문했을 때 바와 작업대를 구석에 두지 않고 좌석을 향해 열어둔 구조가 대담하다고 생각했었다. 작업자는 숨을 공간이 없어 금세 피로해지겠지만 잘 만들어진 공간에서는 일하는 사람들의 몸짓도 공간의 중요한 요소가 된다.

미로 창간호 주제는 참조와 인용. 대화 중 인용한 문장을 말할 때 양손의 검지와 중지세워 접는 제스쳐인 에어 쿼츠 이미지가 곳곳에 걸려있었다. 축하하러 온 사람들로 공간이 가득 찼다.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 보면서 즐거웠는데(책방에서 30발자국 거리에 있는 세미 시인을 여기서 만났다) 다들 관계자들로 바글거리는 이곳을 도망치고 싶어했다. 나는 수줍어하는 대문자 I들을 강건너 불구경하듯 지켜보았다.

도망쳐나온 I무리들과 책방 근처로 이동해 뒤풀이했다. 면지 세 장에 들어간 이미지 중 대체 세번째 이미지의 의미가 무엇이냐는 이야기가 즐거웠다. 첫번째 이미지 미로는 단어 그대로 미로를 의미할 것이다. 두번째 이미지 에어 쿼츠는 참조와 인용을 의미할 것이다. 세번째 이미지 무 3개는 ….?

우리는 각자 해석한 바를 말했다.
“그냥 예뻐서 일 것이다”
“‘뿌리이자 열매’라는 뜻이다”
“3호까지는 나올 거란 뜻이다”

“3무를 의미한다. 사진(미로에는 사진이 없음)...음..그리고...?"


“근데 꼭 형태와 내용을 일치시킬 필요는 없지 않나요? 그냥 넣은 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