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출근 전에 책방 근처 카페에 들렀다. 주말동안 이곳저곳(아이폰 메모장, 구글 Keep, 책 모서리 등등)에 생각날 때마다 적어둔 것들을 한데 정리해두었다. 오늘 책방에서 손님께 받은 책추천 요청은 이것이었다. "한국의 젊은 여성 시인을 추천해주세요" '추천'에서 부서져야 할 발음이 둥그렇고 부드럽게 들렸다. 한국어 사용자가 아니구나. 책방을 연남동으로 옮기기 전엔 미처 몰랐다. 동네에 생각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 6년 이 동네에 살 때만해도 관광객이 이렇게 많지 않았는데 요즘 식사를 하러 나가거나 근처를 산책해보면 심심치않게 관광객을 마주친다. 손님께는 아래의 책들을 추천했다.
문보영 『모래비가 내리는 모래 서점』 과 『책기둥』
한영원 『코다크롬』
차도하 『미래의 손』
박세미 『오늘 사회 발코니』
김리윤 『투명도 혼합 공간』
김연덕 『폭포 열기』
마지막으로 영어 사용자이신지 여쭙고 최근 한-영 두 버전이 동시에 출간된
김선오 시인의 『싱코페이션』 을 덧붙여 권해드렸다.
물론 추천할만한 여성 시인은 이보다 더 많지만... 책방에 재고가 이것 뿐이었다. 손님은 옆자리에 쌓아드린 그 시집들을 하나씩 한참 들여다보셨다. 다음에 오실 때 젊은 여성 시인의 책들을 더 많은 준비해두겠다고 약속했다. 손님은 문보영 시인의 『모래비가 내리는 모래 서점』을 데려가셨다. 내일은 비 소식이 있다.